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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사례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 : 우유팩 다시-쓰기

우리나라의 종이팩(우유팩) 재활용률은 2020년 16%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다른 품목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습니다. 특히 카페에서 카페라떼, 밀크티 용으로 많이 발생하는데, 자...

  • boys****
  • 202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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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 : 우유팩 다시-쓰기

우리나라의 종이팩(우유팩) 재활용률은 2020년 16%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다른 품목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습니다. 특히 카페에서 카페라떼, 밀크티 용으로 많이 발생하는데, 자원봉사를 통해 이를 수거하여 재활용률을 높이고자 합니다. 서울 서촌에서 시작한 이 작은 행동은 서울 필동, 방배동, 고양 일산, 태백, 양평, 춘천 등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우유팩 1,500개를 잘 모으면 30년생 나무 한 그루를 지키는 셈입니다. 몇 그루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요?

이 활동을 기획(또는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기후 위기 문제를 시민들의 소소한 행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 중 자원순환 문제에 있어 종이팩(우유팩) 재활용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유팩은 종이와 따로 분리배출해야 재활용이 가능한데, 대부분의 우유팩은 폐지와 혼합 배출되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희는 카페들에 주목했습니다. 라떼와 밀크티, 빙수 등 우유팩이 매일 다량 발생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그 내용을 잘 모르고 설사 알더라도 따로 수거체계가 없기 때문에 재활용이 거의 안 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잘 분리배출한 우유팩을 자원봉사자가 수거한다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유사한 사례는 어떤 것이 있고, 그 한계는 무엇인가요?

한살림, 두레, 아이쿱 등 생협에서 매장에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하여 조합원들 가정 내 우유팩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카페를 대상으로 하는 유사한 사례로는 광주 카페라떼클럽, 천안 녹색소비자연대 등이 있습니다. 가장 큰 사례로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행하는 종이팩 수거보상제(우유팩 1kg를 화장지 또는 종량제봉투 등으로 교환)로, 시민들이 가장 가까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우유팩을 차곡차곡 잘라서 가져와야 하고, 센터와 집 사이의 거리가 먼 경우 등의 요인으로 한 두번 시도하다가 중단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 활동을 하기 위해 만난 카페와 주민들 중에는 우유팩을 따로 모아서 가져다 주다가 번거로움 때문에 중단했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활동을 진행했으며 누구와 어떻게 협업했나요?

예쁜 카페들이 많이 모여 있는 서울 서촌(경복궁역 인근) 지역에서 우유팩 다시-쓰기 ‘지구봉사단’ 1기(6/21~8/20), 2기(9/6~11/5)가 수거 봉사에 나섰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서촌 25개 카페에서 우유팩 수거가방에 깨끗이 씻어서 말린 우유팩을 담아 내어 줍니다. 그러면 지구봉사단의 정해진 요일 담당 봉사자(2-3명)가 카페를 돌며 우유팩을 수거하여 정해진 장소에 정리해놓는 활동입니다. 이렇게 모아진 우유팩은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 수거 차량을 통해 재활용집하장으로, 이 곳에서 다시 <동방제지>로 보내져 화장지로 재탄생 되고 있습니다.

활동을 통해 얻은 성과와 그로 인해 나타난 변화는 무엇이었나요?

첫 번째 : 지구의 변화

우유팩은 분리배출이 제대로 될 경우 화장지로 만들어 다시 쓸 수 있습니다. 화장지를 새로 만드는 데 필요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요. 통계적으로는 우유팩 1,500개(약 50kg)를 모으면 30년 생 나무 한 그루를 지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서촌에서 7,614개의 우유팩을 모았으니 네 달간 총 5그루의 나무를 지킨 셈입니다.

두 번째 : 카페의 변화

“일회용품이 많이 나오는 카페의 특성상 매번 사용하면서도 마음이 안좋았었는데, 우유팩 자원순환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지구를 살리는 행동에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던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 서울 서촌 우유팩 다시-쓰기 참여 카페

처음 카페에 방문하여 우유팩 분리배출을 요청 드릴 때는 무척 떨렸습니다. 커피는 안 사면서 더 수고스러운 일을 부탁하는 셈이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카페들이 분리배출을 해야 하는 지 몰랐다며 흔쾌히 동참해 주셨습니다. 오히려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하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피드백과 함께요. 이런 가게들이 103곳이나 생겼습니다.

세 번째 : 시민의 변화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울 서촌 우유팩 다시-쓰기 지구봉사단원

이 활동을 통해 작은 움직임이 나비효과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촌 지구봉사단원들은 본인 집이 단독주택이라 우유팩을 따로 배출할 곳이 없다며 봉사 현장으로 우유팩을 모아 왔습니다. 봉사 중간 중간에 우유팩 가방을 메고 거리에서 우유팩을 정리하는 모습을 본 시민들이 이건 무슨 활동이냐고 물어옵니다. 서울 방배동의 한 학부모님은 우유팩 다시-쓰기 홈페이지를 보고 전화를 주셔서 중학생 아들, 아들 친구와 함께 집 주변 카페 3곳을 섭외해 놓았다며 함께하고 싶다고 해주셨습니다. 일산에 있는 한 대안학교, 태백에 있는 중학교에서는 전교생 프로그램으로 우유팩 모으기를 시작했습니다. 작은 행동이 모이고 모이면 어떤 변화로 이어질 지 기대가 됩니다.

활동을 진행하면서 나타났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이 활동이 잘 진행되려면 세 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첫째, 카페에서 우유팩을 잘 헹궈서 말린 다음 정리해주어야 합니다. 둘째, 봉사자들이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으로 꾸준히 수거해 주어야 합니다. 셋째, 모은 우유팩을 재활용공장에 보낼 수 있도록 수거체계가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소수 카페에서 제대로 씻지 않고 정리해주지 않아 벌레와 냄새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봉사자들이 두 달간 즐겁고 책임감있게 수거해주셨지만, 거리가 먼 타지에서 모이다 보니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거체계가 갖춰져 있는 지역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 보니, 갖춰지지 않은 곳은 우유팩을 실어 수거가 되는 지역으로 보내야 해서 더 많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더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봉사자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이 자원봉사운동을 펼쳐 나가야 합니다. 환경을 지키는 봉사를 하면서 먼 거리를 탄소를 배출하며 오기 보다는 우리 동네에서 하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또한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봉사운동이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우유팩을 수거하는 ‘봉사자’에서 이를 계기로 ‘활동가’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페에도 예쁜 모양의 우유팩 수거함을 제공할 수 있다면, 분리배출이 용이해지고 참여에 대한 보람이 높아짐으로 더 많은 카페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거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수거체계는 그에 맞춰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